중세 삽화로 읽는 요한계시록(15)- 세상 마지막에 있을 불신자의 재앙(계15-16장)

[기독일보=강정훈교수] 요한계시록의 중심 주제는 하나님은 교회를 핍박하는 이 세상을 심판하고 최종적으로 성도들을 구원한다는 것이다.

모두 22개 장으로 기록된 요한계시록의 본론부분에는 요한이 환상으로 본 세 가지 환난 그룹이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일곱 봉인 재앙(6-8장)과 일곱 나팔 재앙(8-9장)이 있은 후 한동안 막간환상이 계속되다가 이제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재앙인 일곱 대접 재앙이 나온다. 이 셋은 전진할수록 종말이 가까워지며 재앙은 더욱 심화된다.

세 가지 환난이 일어나는 시기를 학술적으로 7년 대환난이라 한다. 일곱 봉인 재앙은 <전 삼년 반>에 있는 환난이라면 일곱 대접 재앙은 일곱 나팔 재앙에 이어 둘 다 <후 삼년 반>의 재앙을 묘사한 것이다.

계시록에는 3년 반을 의미하는 숫자로서 마흔 두 달, 3 일 반, 1,260 일,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 등의 어려운 암호 같은 숫자가 나오는데 여기서 박해가 약한 <전 3년 반>과 박해가 심한 <후 3년 반>의 구분이 생겨났으며 이 둘을 합하여 이른바 <7년 대환난설>이 생겨났던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여기의 7년은 문자적인 7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 기간은 그리스도의 초림 이후 승천부터 재림 때까지 그 기간이 얼마든 그 때는 이방 왕에게 주어진 기간이므로 그것을 7년으로 본 것이다.

일곱 천사와 마지막 일곱 재앙(계시록15장)
▲일곱 천사와 마지막 일곱 재앙(계시록15장), 파쿤도 베아투스, 1047. 마드리드국립도서관ㅣThe seven angels and seven last plagues, Rev.XV, the Facundus-Beatus 1047. Biblioteca Nacional, Madrid ©wikipedia

일곱 대접재앙은 요한이 본 크고 놀라운 표징(15장)과 자연계에 대한 네 재앙(16장 전반부)과 인간계에 내린 세 재앙(16장 후반부)으로 나누어진다.

■ 요한이 본 크고 놀라운 표징(15장)

“나는 하늘에서 크고도 놀라운 또 다른 표징을 하나 보았습니다. 일곱 천사가 일곱 재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마지막 재난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그것으로 끋났기 때문입니다.”(표준새번역 계15:1)

11세기에 스페인에서 제작된 파쿤도 베아투스에는 <일곱 천사와 마지막 일곱 재앙>이란 삽화가 있다. 그림 중앙에는 하늘보좌를 지키는 네 생물의 하나인 스랍천사가 보인다. 그는 그림 상단의 장막성전이 열리자 하나님의 진노가 담긴 대접(그릇)을 그림 아래 부분의 일곱 천사에게 전해 준다. 가슴에 금띠를 한 일곱 천사는 진노의 그릇을 땅에다 쏟기 위해 들고 있다.
장막 성전에는 하나님의 영광과 권능에서 나오는 연기가 가득 차 있다.

스랍천사 뒤 쪽의 노랑색 부분은 불이 섞인 유리바다이다. 이 유리바다 위에는 짐승의 표인 666을 거부하고 승리한 성도들이 거문고를 들고 어린 양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주 하나님, 전능하신 분,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만민의 왕이신 주님, 주님의 길은 의롭고도 참되십니다.”(계15:3)

첫 세 그릇의 대접 재앙
▲첫 세 그릇의 대접 재앙, 세밀화, 밤베르크묵시록, 라이헤나우 수도원(콘즈탄츠호), 1000-20. 밤베르크 주립도서관, 독일ㅣ the first three vials, miniature, The Bamberg Apocalypse, the monastery of Reichenau (Lake Constance),1000-20, Bamberg State Library, German ©wikipedia

■ 진노의 대접을 자연계에 쏟아 부은 네 재앙

처음 네 천사는 진노가 담긴 대접을 땅과 바다 그리고 강과 해(태양) 등 자연계에 쏟는다. 그 결과 형벌은 짐승의 표(666)를 받고 우상에게 절하는 불신자들이 받게 된다.

▶ 첫째 대접
“첫째 천사가 나가서 그 대접을 땅에다가 쏟으니,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과 그 짐승 우상에게 절하는 자들에게 아주 나쁜 종기가 생겼습니다.”(계16:2)
▶ 둘째 대접
“둘째 천사가 그 대접을 바다에다가 쏟으니, 바닷물이 죽은 사람의 피처럼 되고, 바다에 있는 모든 생물이 죽었습니다,(계16:2)
▶ 셋째 대접
“셋째 천사가 그 대접을 강과 샘에다가 쏟으니 물이 피가 되었습니다.”(계16:4)
▶ 넷째 대접
“넷째 천사가 그 대접을 해에다가 쏟았습니다. 해는 불로 사람을 태우라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몹시 뜨거운 열에 탔습니다.”(계16:8-9)

10세기 초에 독일에서 제작된 밤베르그묵시록의 <첫 세 그릇의 대접 재앙>을 그린 삽화에는 세 천사가 땅과 바다와 강에 대접을 쏟자 종기가 나고 바다의 고기가 죽고, 강물이 피가 되는 장면이 있다.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에게 아주 나쁜 종기가 나고 바다와 강과 샘물이 피로 변하는 재앙은 출애굽을 거부하던 이집트 황제와 이집트 자손들에게 내린 재앙과 같다.

일곱 나팔 재앙은 지구의 3분의 1만을 해치는 자연계에 대한 부분적인 재앙으로서 재앙의 목적이 형벌이라기보다 모든 사람들에게 회개하게 하기 위한 경고적 재앙이었다. 이에 비해 대접 재앙은 666, 즉 짐승의 표를 받은 불신자만을 대상으로 최종적이며 전반적인 무서운 재앙이다.

현세가 끝이 나는 최후의 심판 직전의 무서운 마지막 재앙은 다음 인간계에 내린 세 재앙으로 갈수록 더욱 혹독하고 종말론적이다. 요한은 환상으로 본 그대로 우리에게 경고하며 대접 재앙이 내리는 그 날을 보여 주고 있다.

▲강정훈 교수(전 조달청장)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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